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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 편

제작 : COC 중원 자막팀

시왕 납시오

반인미, 어명을 받으시오

무릎 꿇으시오, 꿇어

하늘에 뜻에 따라
황제가 이르노니

유 어사를 신임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시왕에게 반인미를 변경으로
압송하라 명하는 바이다

어기는 자는
참 하리라

내가 무슨 짓을 지었다고
잡아가겠다는 거요

잡아뗄 생각 마시오
양연소가 승상을 고발했소

양연소? 조정을 배반하더니
이제는 나까지 모함하려 드는군

긴 말할 것 없소, 할 말 있으면
변경에 돌아가서 하시오

여봐라

저자들을 잡아들여라

여기 사령 인장이 있다

대송 군대에서는
인장을 가진 사람이 사령관이다

난 폐하가 임명한 사령관이다
경거망동은 곧 모반이야!

승상, 반항해도 소용없소

내게 승상을 죽여도 될만한
이유를 만들어줄 작정이오?

승상, 어명을 어기려 하시오?
어서 무기를 내려놓으시오

좋소, 난 잘못한 게 없으니

소인배들에게 모함을
당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지

내 결백은 폐하께서
증명해 주실 테니까

황후께 인사 올립니다

마마, 승상의 일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지요

행여 아버지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살 수 없소

아직 심의가 시작되지 않았으니
결과를 예측하기 힘듭니다

마마, 걱정하시기는 이르옵니다

이번 사건도
대리사에서 판결하오?

그렇사옵니다

지난번에는 아주 잘 처리했지만
하지만 상황이 다르오

폐하께서 직접 지시한 일인데
두렵지 않단 말이오?

두렵다기보다는...,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게 해야지요

그건 불가능하오

승상이 무죄로 풀려나면
천파부에서 만족하겠소?

아버지를 고발한 게
처음도 아니고...

고발한 자와 심판관의
최후는 잘 알고 있겠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내 말 잘 들으시오

폐하는 양가가 공을 세웠으니
상을 내리는 차원에서

이번 사건에
깊이 관여하시는 것이오

허나 아버지의 공도 높기 때문에
쉽게 처벌하지는 못하실 거요

이 점을 명심하고
처리하도록 하시오

네, 알겠습니다

시불범이 죽은 일로

시왕이 대인을 원망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을 테지요

모두 승상을 위한 처사였음을
마마께서 알아주셨으면 하옵니다

보시오, 벌써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지 않소

이번 일만 잘 처리하면
사례는 두둑이 하리다

마마, 이건...

왜요? 적어서 그러시오?

아니옵니다, 적기는요...
황공하옵니다 마마

- 대리사 -

피고는 들라

이름을 말하시오

대송의 승상 반인미요

원고 양연소가 승상을
내통죄와 모함죄로 고발하여

대리사가 명을 받고
사건을 처리할 것이니

승상도 협조해 주시길 바라오

별 말씀을요

허나 나이가 많아 서서
얘기하기 힘드니 앉아서 하겠소

알겠소, 여봐라
승상께 의자를 갖다드려라

대인, 재판장에서 되옵니다

양연소, 이런 사소한 일은
내 재량에 맡기시오

상관하지 마시오

반 승상

양연소는 승상을 내통죄로
고발했소, 인정하시오?

날 모함하려 지어낸 말이오

양연소가 내통죄 증거로
제출한 요의 서한이니

한 번 살펴보시오

본적 없소

그건 요의 국사가
승상에게 보낸 것으로

승상이 요를 도와
양가군을 없애고

요 군사와 같이 송을
치자는 내용이요

내용으로 볼 때 이미
여러 차례 서한을 주고받았으며

이건 답신이 분명해 보이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처음 보는 서한이오

날 모함하려 조작해낸
쓰레기일 뿐이오

서한 하나로 날
죄인으로 몰려 하시오?

누가 썼는지 확실치 않은 편지로
날 대역죄인으로 만들려하다니

대송 법률의 위엄을
땅에 떨어뜨리려 하시오!

증인이 있소
증인을 데리고 오라

증인 들랍신다

이름이 무엇이냐?

소인 주량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을 하느냐?

승상 밑에서 첩자를 하였습니다

네게 이 서한을 준 자가 누구냐?

요나라 태자와 국사입니다

누구에게 전하라 하였느냐?

그게...

- 누구냐니까?
- 반 승상께 전하라 했습니다

요 군영에는 어떻게 들어갔느냐?

전에도 몇 번 승상의 밀서를
전달한 적이 있어서

요 군이 매번 암호를 가르쳐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내 밑에 있던
부하는 맞지만

두 달 전 이미 요에 투항했소

이제와 날 모함하다니...
대인, 믿을만한 자가 아니오

나리, 전 투항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한 말 모두 사실입니다

고얀 놈, 보아하니 때리지 않으면
사실을 말하지 않을 것 같구나

- 여봐라
- 네

- 매우 쳐라
- 네

대인, 진술이 끝나기 전에 형을
가하시는 건 말도 안 됩니다

결정은 법관인 내가 하니
상관하지 마시오, 쳐라!

멈춰라, 그러다 죽겠어

대인, 죽었습니다

- 끌고 나가라
- 네

오늘 심의는 이것으로 끝내겠소
물러들 가시오

대인!

- 가시지요
- 대인!

너무 조급해 하지 마세요

이 일은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해요

마음이 급하오

법관이 승상에게 매수됐으니
지난번처럼 될까 걱정이오

정의는 이기게 돼있어요
용기 잃지 마세요

아무래도 그렇게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소

권력을 갖은 승상에게
밑 보이면 보복을 당할까봐

다들 두려워하고 있는 거요

공정하게 처리해 달라고
폐하께 편지를 써야겠소

폐하, 반인미는 개인의 원한을
갚기 위해 요와 결탁하여

양업, 양연평, 양연덕을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으며

양연경과 양연사를
이유 없이 죽였사옵니다

반인미를 처벌해 주시옵소서

양연소 올림

대인께서 양 장군과
할 얘기가 있으시답니다

- 지금 말이오?
- 네

금방 다녀오겠소

멈춰라!

양연소! 증거를 조작해
승상을 모함한 죄로

널 체포하겠다

간신배와 한통속이 되서
감히 이런 짓을 하다니

폐하의 처벌이 두렵지도 않소?

승상은 폐하의 장인이시오

승상을 고발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겠소?

계속 이래봤자
결국엔 죽게 될게 뻔하오

고발을 취소한다는 각서를
쓰면 지금 당장 놔 주겠소

그렇지 않으면
아마 사형을 받게 될 것이오

대송의 법이 당신들
마음대로 될 줄 아시오?

좋소, 내 죄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두고 보겠소

- 끌고 가라!
- 네

양연소

승상께서 묻지 않느냐
네 죄를 인정하느냐?

간신배들!

오늘 나 양연소를
꼭 죽여야 할 것이다

내 숨이 붙어있는 한
너희는 무사하지 못할 테니까

아직 입은 살아있군

매우 쳐라, 그러고도
똑같은 소리를 하는지 보지

- 매우 쳐라!
- 네

쳐, 매우 쳐

됐다, 됐어

여기서 그만 둘 순 없지
죽을 때까지 쳐야겠소

나리, 그래도 시왕의 사위인데
시왕께는 뭐라고 합니까?

여봐라
자백서에 지장을 찍어라

네

찍었습니다

- 옥에 가둬라
- 네

지금 양연소가 거짓으로
고발했다는 뜻이오?

이미 자백을 했사옵니다
승상께서 모함을 당하셨지요

이상한 일이로군

승상이 억울함을
당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양연소는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오

대체 그를 잡아다
무슨 짓을 한 거요?

짐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인줄 아시오?

아니옵니다

다시 심의하도록 하시오

팔현왕, 자왕 납시오

팔현왕, 오랜만에 입궁하셨구려
무슨 일이오?

폐하, 선왕께서는 제게 정사를
감독하는 책임을 주셨으나

폐하께서 영명하시여 정사를 잘
돌보셔 제가 할일이 없었사오나

오늘 이 일은 제가 도저히
관여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팔현왕, 무슨 일로 그러시오

대리사는 뇌물을 받고
조정의 기강을 무너뜨렸사옵니다

엄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조정의 기강이 바로서지 않고

백성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사옵니다

- 대리사 법관은 어디 있느냐?
- 여기 있사옵니다

증인을 왜 때려 죽였느냐?

중형을 받느니 죽겠다고 했고
죽은 건 순전히 사고였습니다

양연소는 왜 대리사의
감옥에 가두었느냐?

승상을 모함한
죄가 있다고 생각해서...

헛소리 마라!

넌 피고와 결탁하고
죄인을 비호했다

지난번에도 증인이 시불범이란
사실을 피고에게 알려줘

증인을 죽게 만들었잖느냐

시불범을 죽인 건 양연랑인데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아직도 거짓말을 하려는 거냐?

- 이게 뭔지 알겠느냐!
- 똑똑히 봐!

황실의 은자가
왜 네 놈 집에서 나왔느냐?

우리 집에 있는지
어떻게 아셨습니까?

오늘 아침
네 놈의 집을 수색했다

전하,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그게...

오늘 널 죽여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겠다

폐하, 살려주십시오

팔현왕!

- 폐하, 무례를 범했사옵니다
- 필현왕, 무슨 짓이오?

선왕께서 이 검을
팔현왕께 주신 건

기강을 헤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처벌하라는 뜻이고

팔현왕은 오늘 선왕의 뜻을
따랐을 뿐이옵니다

소신 팔현왕을 지지합니다

팔현왕이 옳습니다

여봐라, 시체를 끌고 나가라

팔현왕, 성질도 급하시오

짐이 죄를 묻기도 전에
바로 죽여 버리면 어떻게 하오

폐하, 제 잘못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하시오
일어나시오

시왕도 똑같소

짐이 말하기도 전에
뭐가 그리 급해 말문을 막으시오

잘못했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조회에서 신하를 죽인 건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이오

그럼 이 사건은
이제 누가 맡을 것이오?

진의, 어떠시오?
이우, 마홍 맡겠소?

다들 못하겠단 말이오?

이렇게 인재가 없다니...
조정의 녹을 받으면서

정작 짐이 필요로 할 때
도와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경들은 녹을 받을 자격들도 없소!

노여움을 푸십시오

제가 이자를 죽여 아마
겁을 먹었다 보옵니다

이번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적당한 사람을 구해 오겠으니

심려 놓으시옵소서

저도 돕겠사옵니다

- 알았소, 그럼 그렇게 하시오
- 망극하옵니다

- 여긴 거 같은데...
- 그러게요

왜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사람을 구하는 겁니까?

사안이 중대하니
신중히 처리해야지요

- 저쪽 아니요?
- 어디보자

- 저쪽 말이오
- 그런 것 같소이다

- 저리로 가봅시다
- 좋소이다, 가시지요

나리, 짐 떨어뜨리셨습니다
짐이요

뭐라고?

- 다시 가봅시다
- 그럽시다

없어졌소

전부 다 없어졌군
이것 참...

나한테 은자가 좀 있으니
우선 사람이나 찾읍시다

그래야지요, 갑시다

- 하곡현 관아 -

여기인 것 같소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았나보오

거기 안서! 어딜 도망가려고

이리 안나와! 나와

빨리 나와, 나오라고
나오라니까, 안나와?

오늘 너희들 덕 좀 보자

오셨습니까?

나리는 어디 계시느냐?

기다리십시오

바로 접니다

네가 구준이냐?

맞습니다
변경에서 오셨지요?

- 어떻게 알았느냐?
- 잠깐 기다리십시오

저런 자를 찾아왔단 말이오?

이거 잃어버리셨지요?

맞다, 내 짐이야

안 세셔도 됩니다
하나도 비지 않을 테니까요

왜지?

주운 물건에는 손 안됩니다

주운 물건은 죄다
저한테 가져오지요

저 닭은 네가 키우는 거냐?

네, 제가 키웁니다
나가서 팔기도 합니다

폐하께서 주시는 돈이
좀 부족해서요

- 닭 잡으려고?
- 네, 손님 접대하려고요

무슨 손님?

아까는 몰랐는데...
바로 두 분이 손님이시지요

우리가 올 줄 어떻게 알았지?

보자기를 보니
변경에서 만든 거고

변경에서 하곡현에 오신 분이면
분명히 절 찾아올 줄 알았습니다

지난 번 손님이 오신 게
벌써 3년 전 일입니다

하곡현은 형사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니 벌금을 낼 일도 없고

그러다보니 조정에서는
하곡현이 있는 줄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지금 몇 품관이냐?

7품입니다

좋다, 2품 어사로 봉해줄 테니
변경으로 가서 입관하도록 해라

부모님, 다시는 못 뵐 것
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다시 안 돌아올 작정이냐?

여기까지 와서 저보고
관직을 주시는 걸 보면

분명히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십중팔구 목을 내놓고
처리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꼭 그런 건 아니지

우리가 널 택한 건
청렴결백하고 명석하기 때문이니

이번 일만 잘 해결하면
입신양명할 수 있을 거다

무슨 사건입니까?

사건 내용이 담긴 문서다

왜 그러느냐?

멀미를 하나보군

마차도 안 타본 게야?

멀미 때문이 아니라

사건이 흉칙해서 그럽니다

그냥 하곡현으로 돌아가서
하던 일 계속하면 안 될까요?

안 돼!

내 말 잘 들어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있으니
구해줘야 할 것 아니냐

부탁한다, 우리 성의를
봐서라도 꼭 같이 가다오

마부 양반

관 짜는 곳 지나갈 때
나한테 좀 알려주시오

내 관도 하나 맞춰야 하니

- 대리사 -

양 장군이시죠?

구준 대인이십니까?

네, 제가 구준입니다

대인, 인사 올립니다

잠깐만이요
이거 내려놓으시고

여기가 좋겠군

손 이렇게 하시고
움직이지 마십시요

구대인, 일어나십시오
왜 이러십니까?

천파부는 대송의 기둥이고, 양업
장군은 진정한 영웅이십니다

오늘 영광스럽게도 존경하는
장군을 만났으니 인사 드려야죠

대인, 얼른 일어나세요

이쪽으로 오십시오

이미 문서를 살펴봤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양가는
죄인이 아니라 공을 세웠고

반인미는 분명히 요와 내통하고
양가를 모함하였습니다

내일 반인미를 심문하기 전에
몇 가지 여쭤볼 게 있습니다

뭐든지 물어보십시오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시지요

대인 납시오

반대인

고맙소, 고맙소

- 누구신지...
- 새로 부임한 어사 구준이요

고맙다니, 무슨 말이오?

하곡현 7품 관리인 저를
하루아침에 어사로 만들어주시고

게다가 그 유명한 승상의
사건이니 어느 누가 마다하겠소

정말 운이 좋았지요

좋소, 시작하겠소

내가 몸이 약해 서있을 수가
없으니 앉아서 하겠소

아쉽게도 송의
재판장에서 그런 법도는 없소

내가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을 때
대인은 젖먹이였을 거요

재판장 아니라 황후 앞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오

황...황... 황후가 누구요?
모르는 사람이오

이래서 당신을 데려온 거군
좋소

아무튼 몸이 불편하니 오늘은
이만 가서 쉬겠소

- 어디가시오, 반 대인
- 쉬러 간다했잖소

- 누가 가라고 했소
- 내 마음이오, 어쩔 셈이요?

무엄하구나, 반인미
여봐라, 관을 들여와라

네

산에는 산신이 주인이듯
대리사에선 내 말이 법이오

난 시골에서 와서
황실 계보도 모르고

승상이 황후의
아버지인 것도 모르오

내가 아는 건
송의 법도과 양심뿐이지

오늘 이 재판장에서
공정하게 판결을 내릴 것이오

이건 내가 오는 길에
사온 좋은 관이오

왕법을 모욕하는 자는
누구든 관주인이 될 줄 아시오

왜 웃으시오?

대인 때문에 웃소

- 여봐라
- 네

재판장을 모독한 피고에게
형구를 씌워라

네

감히 나한테?

씌워라

피고 반인미, 무릎 꿇고
묻는 말에 답하시오

보잘 것 없는 현 관리 주제에
내 무릎을 꿇리겠다고?

원래 시내소리가 강물보다 크고
작은 저울로도 천근을 달수 있소

오늘 일개 현 관리 앞에 대송의
승상을 무릎 꿇리고 말겠소

- 여봐라, 꿇어 앉혀라
- 네, 꿇어, 빨리 꿇으라니까

좋다, 구준!

용기가 가상하기는 하나
나중에 여기서 나갔을 때

내 앞에서 서서 얘기를 하면
그 때 정말 능력을 인정해주지

난 판결을 내리러 왔지
말싸움하러 온 게 아니오

피고 반인미!

양연소가 고발한
내통죄를 인정하오?

인정 못해

지원군을 보내지 않고 양연경과
양연사를 죽인 건 인정하오?

인정 못해

그렇다면 요나라 태자가
준 서한도 인정하지 않겠군

당연하지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인정하지 않겠다니

내가 꼭 태자를 이 자리에
불러다 세워야 하겠소?

알고 보니 악질이구만

- 여봐라, 이자를 매우 쳐라
- 날 치겠다고?

대송의 일품 관리인 날
네깟 게 치겠다고?

어디서 하던 수작을
감히 대리사에서 하려느냐

털끝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살아남지 못할 줄 알아라

잘 들으시오

워낙 태어날 때부터
담이 커서 호통엔 겁도 안 나지

- 여봐라
- 네

- 문을 닫고 이자를 매우 쳐라
- 네

- 무엄하다
- 무엄한 건 승상이요!

해 볼 테면 해보시오
여봐라, 이자를 묶어라

네

또 왜 웃소?

새로 온 어사도 별 수 없군

고문으로 위협하는
낡은 수법이나 쓰다니

네가 날 매질하고
무사할 줄 아느냐?

폐하께서 널 믿어주시고
내 딸이 널 가만둘 줄 아느냐

그냥 해 본 소린데
승상께서 겁을 잔뜩 먹었네요

시골 관리 말 한마디에 벌벌
떠는걸 보니 승상도 별 거 없군

곤장을 치워라
저것들 다 치워버려

네

미안하오, 분위기 좀
바꿔보려고 한 것뿐이니

승상이 자백하지 않아도
승상이 죄를 물을 방법이 있지

듣고 싶소?

분명히 증인이 있을 거요

승상의 군영에 가서
큰 상금만 내걸면

양연사와 양연경의 죽음을
목격한 자들이 나올 테고

물증도 문제없소

폐하의 수색명령을 받아
승상부를 샅샅이 뒤지면

증거가 나올 수밖에 없잖소?

마음대로 해봐라

그러지요

나리, 황후마마께서 오셨습니다

아버지, 고생이 많으시죠

얘야, 울지 말거라

문 열어라

- 열라고 했다!
- 네

밖의 상황은 어떠냐?

폐하께서 계속 절 피하시고
상황이 좋지 않아요

예전에는 날 이용해
양가를 경계하시더니

양업이 죽었으니 나도
이제 별 소용이 없을 테지

이제 어떻게 하죠?

폐하께서 날 죽게
내버려 두시진 않을게다

하지만 구준란 놈이
만만치가 않구나

제가 어떻게 할까요?

아버지, 우선 이것 좀 드세요

오늘이 단오예요, 아버지가
여기서 보내실 줄은 몰랐네요

응황주 좀 드셔보세요

걱정마라
곧 나가게 될 거다

가마를 멈춰라

누구냐?

; - 어사 구준이옵니다
- 무슨 일이냐?

여쭤볼 게 있사옵니다

방금 승상이 마마 손바닥에
무슨 글자를 썼습니까?

내가 왜 알려줘야 하지?

무슨 짓이냐?

마마

무엄하구나

궁중에서 빚은 웅황주는
향이 참 좋습니다

- 여봐라
- 네

뒤뜰?
실례가 많았습니다, 마마

대인 나리, 나리!
상자가 나왔습니다

예쁘군

거란 글자군
예전에 배운 적이 있지요

요왕이 승상에게 쓴 편지네요

송을 멸망시킨 후, 승상을
대한왕으로 봉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서한과 보물들이면
증거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죄는 입증할 수 있겠지만,
확실히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물러가 있거라
- 알겠습니다

여러분, 이걸 보십시오

어제 반인미의 집에서
찾은 증거입니다

반인미는 요와 내통하고
충신을 모함했으며

요왕에게 작위와
보물까지 받았습니다

이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송의 평화도 없습니다

이게 바로 증거입니다

거란 문자로 쓴
서한도 있습니다

반인미를 죽이자
반인미를 죽이자!

- 어명을 받으시오
- 받겠사옵니다

나라의 정보를 빼돌리고
국법을 어겼으므로

황후 자격을 박탈하니
당장 궁에서 나가시오

폐하

- 관을 뺏고, 내쫓아라!
- 네

폐하, 용서해 주옵소서

폐하, 백성들이 반인미를 엄히
처벌해 달라는 상소이옵니다

폐하, 백성들의
분노가 대단하옵니다

폐하, 민심을
거슬러서는 아니되옵니다

짐도 알고 있소

어명을 내리겠소

반인미가 적과 내통하고 충신을
모함한 것이 천하에 밝혀졌으니

당장 참수형에 처하겠소

양연소가 형을 집행하라

망극하옵니다

반 승상, 아니지...
반인미

곧 길을 떠날 텐데
내가 줄 건 없소

이거나 받으시오
내 선물이오

그럼 살펴가시오

잊을 뻔 했군
내 이름은 구준이요

반인미, 드디어
심판을 받게 되었군

폐하께서 날 버리셨으니
더 이상 할말 없다

아버지와 형제들을
헤친 것 뉘우치느냐?

내가 한 짓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내 아들이 억울하게 죽었어

다음 생에 태어나도
양가 놈들을 원수로 삼고

그 때 다시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다

아버지, 큰 형!

둘째 형, 셋째 형
막내야!

하늘에 계시다면
똑똑히 봐주십시요

오늘 원수를 갚아드리겠습니다!

여봐라, 집행하라

집행하라!